
한국의 유통 시장은 오랫동안 ‘포장이 곧 서비스’라는 소비자 인식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제품 품질 외에도 포장 상태가 고객 경험의 하나로 간주하며,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포장을 정교하고 화려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제로 웨이스트 실천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제로 웨이스트의 핵심은 불필요한 쓰레기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 유통 구조에서는 기본적인 식품이나 생필품조차 이중, 삼중 포장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과 무관하게 쓰레기를 양산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사과 한 알이 개별 플라스틱 상자에 들어 있고, 그것이 다시 트레이에 담긴 후 비닐 랩으로 감싸져 있는 식입니다. 이러한 ..